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장안동 아빠방 OlO.9440.0540)

 

장안동 아빠방 (호빠) K대 법대 출신 성훈 실장 OlO.9440.0540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아마도 그러하다. 

 예전 프라하에서 살 던 시절(아마 그때 호랑이가 담배도 피웠던 것 같다.), 매일 같이 프라하 후문에 있는 스타벅스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오더는 항상 '에스프레소 더블샷'. 앙증맞게 생긴 일회용 컵에 담겨 나오던 그것의 맛은 이탈리아의 어느 한 골목에 있는 노포(봄 처녀가 이 단어를 좋아했다.)의 그것과 다르지 않은 최상품의 맛과 풍미를 자랑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매일 키가 큰 동양인이 같은 메뉴를 주문하니, 신기했던가?. 언제가 부터 우리의 주문은 눈짓으로 통했다.

- 점원 : (눈짓으로..) "어이 자네 왔는가"
- 나 : (끄덕끄덕)

 단지 그걸로 족했다. 내 앞에는 거짓말처럼 에스프레소 더블샷이 대령 됐고, 난 그것을 한 숨에 목에 털어 넣었다. 위스키도 그렇게 안 먹는 놈이 커피는 왜 그리 마셨던지... 그게 당시에는 멋스러웠나보다. 물론 맛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다시는 그렇게 우왁스레 때려 붓 듯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이제는 '맛있는 건 오래 두고, 아껴 먹어야 하는 것' 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 계획이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다만 그때의 그 순간에 최선을 다 할 뿐이다. 이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는 함부로 가르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인생의 당연한 진리들이 이제서야 당연함이 아닌, 삶의 불가분 필수 요소라는 것을 깨닫는 나이가 되었다. 늙음... 어쩌면 나이 듦이 그러한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의 나는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때려 붓던 그 시절의 나보다는 조금은 현명해졌을 것이다.

 좋아합니다.

 주어는 없는 저 단어가 지금은 애틋하다. 그 대상이 어서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서 오시오. 봄바람 타고 나타나 내 곁으로...
 난 여기 이곳에 서 있을게요. - 結 -


장안동 아빠방 (호빠) K대 법대 출신 성훈 실장 OlO.9440.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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