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오늘, 저와 파전 같이 하실래요? (장안동 아빠방 OlO.9440.0540)

 

장안동 아빠방 K대 법대 출신 성훈 실장 OlO.9440.0540

비 오는 오늘, 저와 파전 같이 하실래요?

 예전 중계동 은행사거리에서 학원 강사로 근무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나는 매일 학원 맞은편에 있는 별다방에 들러 수업을 준비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 날은 비가 많이 오던 날이다. 나는 그날도 같은 자리에 앉아, 우산을 쓰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구경하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 마치 세상을 다 가진 양 기분이 좋아졌다. 

 내 옆자리에서 뭔가 신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것도 그때였다. 한참 사람 구경을 하던 중 옆 자리에서 누군가 '킥킥' 거리는 것을 보았고, 나는 그가 파란 눈의 외국인이라는 사실과 그의 맥북에서 'Funny video clip'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의 웃음을 따라 나 역시 맥북으로 시선을 옮겼고, 어느 덧 함께 웃는 우리 둘. 그렇게 한 참을 서로 낄낄 거리다. 수업 할 시간이 되어 학원으로 간 기억이 있다.

 나에게 비 오는 날은 늘 기분이 좋은 날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 것도 안 해야 한다. 비 오는 날은 일을 하기에는 정말 최악의 날이다. 습한 날씨와 잠깐만 밖에 다녀와도 흠뻑 젖는 상황이란, 노동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맞물리며 정말 최악의 근무 상황을 연출하고 만다. 

 그러나 노는 날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여유롭게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한적한 곳의 창가에 앉아. 맥주라도 한 잔 한다면 그야말로 신선이 된 듯 한 착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비 오는 날이 좋다. 더구나 비 오는 날이 만드는 음이온 가득한 환경은 사람의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물론 과유불급이라 하였기에, 홍수와 같은 상황이 연출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다만 적당히 흠뻑 젖을 정도의 비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오늘은 비가 많이 내린다. 수요일에 장미가 피 듯, 오늘의 수요일에는 나는 멋진 만남을 기대하고 싶다. 화류계에는 이런 낭설이 있다. '오늘 비가 오니, 미친 인간들이 많이 오겠군' 이렇게 우리는 말을 한다. 여기서 말하는 미친 인간이란 진상과 같은 최악의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미쳐 날뛸 듯 미쳐버리고 싶은 사람들이 온다는 말이다. 기분이 울적하거나 혹은 정말 미칠 것 같이 힘들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 이런 분들과의 만남도 우리들에게는 정말 멋진 만남이 된다. 모든 인연은 언제나 소중하다. 

 오늘 우리와 함께 할 멋진 이들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오늘의 주인공은 당신이라고. 비 오는 오늘, 장안동 아빠방으로 오는 건 어떨까? 만약 그대가 온다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해물 파전을 준비하고 그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겠소. 당신은 그저 나에게 전화 한 통만 하면 된다. 그러면 진심과 열심으로 당신을 모실 선수들이 여기에 있으니깐. :")

꼭 오세요. 장안동 아빠방으로....

장안동 아빠방 K대 법대 출신 성훈 실장 OlO.9440.0540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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