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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훈 (OlO-9440-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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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동 아빠방 (호빠) K대 법대 출신 성훈 실장 OlO.9440.0540 |
책을 읽다.
오늘부터 책을 다시 읽기로 했다.
얼마전 나는 <글을 읽고 싶다.>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바 있다. 내용인 즉, 중국 송나라 시대 문인 왕안석의 글을 빌려 "내가 사흘 책을 읽지 않으면, 눈썹이 어두워진다." 로 시작했던 나의 글에서 '내가 왜 글을 읽고 싶었는 지'에 관한 여러가지 핑계들을 나열했었다. 글을 읽지 않으면 어휘력이 짧아지고, 생각도 부족해지고, 문장 또한 투박해진다. 뭐 이런 내용이다.
정말로 나는 오랜시간 책을 멀리했다. 읽을 시간과 마음의 이유가 없다는 핑계로 너무 멀리했던 독서의 시간. 더구나 기계식 키보드까지 구입하며, 자판을 누르는 것에 대한 열망을 보인 바 있기에 나의 이러한 모습은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던 내가 오늘은 책을 읽을 생각이다. 요 며칠 전에는 '알라딘 중고 서점'에도 다녀왔다. 얼마 전 손님께 선물 받았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다시 일기 위함이다. 당시 손님이 선물한 책은 2권이었고, 나머지 책들도 다시 읽고 싶었던 나는 서점을 방문하여 나머지 1권과 3권을 사온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다른 책들과 함께 손님이 선물한 책을 다시 읽는 것이다. 책을 읽을 핑계가 생겼다는 것은 나에게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을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정확히는 <해변의 카프카> 이전까지의 하루키를 좋아한다. 그 이후의 하루키는 왜인지 책팔이 아저씨가 된 느낌이다. (이는 개인적인 사견에 불과함을 미리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하루키의 글 읽기를 멈출 수가 없다. 그래서 <기사단장 죽이기>까지의 장편들을 읽은 것이다. 하루키의 글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다만 언젠가 느꼈던 '세계에 가장 가까운 아시아인 작가'라는 느낌만이 조금 퇴색되었을 뿐이다.
장안동 아빠방 (호빠) K대 법대 출신 성훈 실장 OlO.9440.0540 |
내가 작가를 고르는 기준은 단순하다. 먼저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었다면, 그 작가가 쓴 모든 책을 다 읽는다. 그 후 읽을 책이 없어지면, 그 책 중 좋았던 책을 번역한 번역가가 번역한 책들을 찾아서 다시 읽는다. 그러다 취향이 맞는 글을 발견하면, 그 작가의 글을 다시 다 읽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내가 원하는 취향의 글들을 많이 찾을 수 있다.
그 후 좋아하는 책은 최소한 2번 이상은 보는 편이다. 첫 번째는 그냥 읽고, 두 번째는 책에 나의 느낌을 글로 적는다. 물론 연필로. (그래서 내 가방에는 항상 노트북, 책, 연필, 연필깎이가 들어있다. 언젠가 장안동 아빠방에 올 일이 있다면 직접 확인해보아도 좋다.) 그렇게 글로 남긴 책은 주변의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로 나눠준다. 받는 이들의 반응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대부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책을 좋아할 만한 이들에게 선물을 하였기 때문인 듯 하다.
그렇게 보면 나는 책을 읽으며 또다른 나의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은 글쓰기 좋아하는 나의 성격이 책을 읽을 때도 낙서(같은 독서 감상평?)로 나타나는 듯 싶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글을 읽는 게 좋고, 그곳에 낙서하는 일도 좋기때문이다. 지금 나에게는 읽어야 할 책이 5권이나 생겼다. 기사단장 죽이기 2권, 1Q84가 3권이다. 모두 양장본에 페이지 수가 많다. 덕분에 한 동안 읽을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여담이지만 나는 하루에 저녁에 5권의 책을 읽은 적도 있다. 책이 너무 재밌어서, 도저히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고 결국 그 날 밤을 꼴딱 세운 후에야 잠이 들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용돈도 없었으면서, 생기는 돈이 있으면 모두 책을 사는 데 썼던 것 같다. 블로그에 쓴 나의 이력서에도 나와있듯 나는 일 년에 200권의 책을 읽은 적도 있으니 말이다. (200권을 읽으려면 2일에 3권 가량의 책을 읽어야 한다. 그것도 거의 모두 2번 씩 읽으며 낙서 감상평까지 썼으니, 실질적으로 읽은 시간은 더 되리라 본다.)
책은 언제나 옳다. 나쁜 책은 없다. 내가 읽고 판단할 뿐이다. 그것에 쓰여진 지식이 나의 생각과 다르다면, 그것을 내가 반박하면 될 일이다. 혹 취향이 안 맞을 수 있다. 그때는 가볍게 패스해주면 된다. 굳이 내가 싫은 책을 읽을 필요는 없으니깐.
근래 읽었던 책 중에는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가장 인상 깊었다. 아마 어린 시절 하루키를 읽고 놀랐던 그 느낌이 지금의 한강에게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역시 이는 나의 사견일 뿐이다. 그렇지만, 감히 단언하건데 현재 세계에 가장 가까운 작가는 한강이 아닐까 한다. 혹 당신들에게도 시간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글에 대한 느낌과 감상은 전부 그대들의 몫임으로 이 글에서 따로 감상평을 적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언젠가 장안동 아빠방에 당신들이 와 <채식주의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두 손 벌려 환영하고 싶다. 혹 그런 손님이 온다면 내가 당신에게 술 한 병 대접하리라. - 結 -
장안동 아빠방 (호빠) K대 법대 출신 성훈 실장 OlO.9440.05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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